워크웨어

겨울철 워크웨어 방한의 기술 ㅡ 따뜻함을 설계하다

design0717 2026. 1. 9. 09:15

겨울은 워크웨어의 진가가 드러나는 계절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현장이나 차가운 바람이 스며드는 도심의 건설 현장에서 워크웨어는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작업 능률과 생존을 좌우하는 장비다. 그렇다고 방한복이 꼭 두껍고 답답한 것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지금의 워크웨어는 기술로 따뜻함을 유지하며 디자인까지 잡고 있다.

 

두께보다 구조, 무게보다 패턴
예전의 방한복은 두껍고 많은 충전재가 들어가는 것이 품질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워크웨어는 다르다. 두께는 기능이 아니라 비효율이 되었고, 대신 움직임이 자유로운 구조적 설계와 얇은 충전재로도 따뜻함을 유지하는 구조가 중심이 된다. 대표적인 예가 다이아몬드 퀼팅 패턴(Diamond Quilting)이다. 겉감과 안감 사이에 충전재를 일정하게 고정시켜 한쪽으로 쏠림을 방지하고, 공기층을 일정하 게 유지한다. 덕분에 체온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슬림한 실루엣을 구현한다. 예전에는 구조적으로 안감에 많이 사용한 봉제 기법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퀼팅 패턴이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한 요소로 부상했다. 전통적인 다이아몬드 뿐 아니라 헥사곤(Hexagon), 웨이브(Wave), 믹스 퀼팅 등 다양한 패턴이 등장하며, 시각적인 입체감과 보온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작은 설계가 큰 차이를 만든다
워크웨어의 디자인은 미학보다 생존의 디테일에 가깝다.
칼라, 지퍼, 소매 밴드 하나에도 이유가 있다.

하이넥 칼라 : 찬바람이 목선을 타고 들어오지 않게 막아주며, 보온성을 극대화한다.
이중 지퍼 시스템 : 외부의 찬 공기를 막는 동시에, 내부 열이 빠지지 않도록 설계.
하이비즈(Hi-Vis) 디자인 : 겨울철 해가 짧은 작업 환경에서 시인성을 높여 안전성을 더한다.
시보리 밴드 : 소매나 밑단에 밴딩 처리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순히 디자인 포인트가 아니라, 체온과 작업 효율을 동시에 지키는 기능적 장치들이다.

 

UNI EN 14058:2018
유럽이 정의한 ‘진짜 방한복’의 기준

추운 겨울, 방한복을 선택할 때 단순히 ‘따뜻해 보이는 옷’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정말 효과적인 방한복을 구분할 수 있는 과학적 기준이 존재하는데, 바로 UNI EN 14058:2018 국제 표준이다. 이 인증은 –5°C 이하의 환경에서 인체를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의류의 요구 사항과 시험 방법을 규정한다. 다만 신발, 장갑, 머리용 액세서리 등은 범위에서 제외된다. 즉, 방한 의복 자체에 대한 성능만을 면밀히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낮은 온도뿐만 아니라, 공기 흐름과 습도까지 반영하여 실제 산업 환경과 유사하게 평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요 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다.
Rct – 열 저항 등급 (Thermal resistance class)
의류 소재 자체가 얼마나 열을 잘 막아주는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몸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얼마나 잘 붙잡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등급이 높을수록 열 보존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AP - 공기 투과성 등급 (Air permeability class)
말 그대로 공기가 의류를 얼마나 잘 통과되는지를 나타내는 등급이다. 클래스 숫자가 높을수록 공기 밀도 즉, 공기가 덜 통과되어 단열 성능이 좋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공기가 많이 들어오지 않는게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통기성이 낮으면 착용감이 답답해질 수 있어, 쾌적함과 단열 성능의 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항목이다.
Icler - 단열 성능의 효과를 나타내는 등급
(Resulting from the effectiveness of thermal insulation)

겉보기에는 열 저항 등급(Rct)와 유사해 보이지만 해당 등급은 소재가 아닌 만들어진 의류 전체에 대한 단열능력을 알아보는 지표이다. 실제로 사람이 옷을 입었을 때 느끼는 보온 효과를 측정하였으며, 재질뿐만 아니라 옷의 구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과 값이라고 보면 된다.
WP – 수분 투과성 (Water impermeability)
말 그대로 의류에 물이 스며들지 않고 막아주는지를 나타내는 특성이다. 모든 방한복이 필수로 갖춰야 하는 요소는 아니며, 제품에 따라 선택 사항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해당 테스트의 유무는 특정 의류에 따라 ‘Y’와 ‘X’로 표시될 수 있다. 즉, 단순히 따뜻하다고 해서 방한복이라 부르지 않는다. EN 14058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실제 산업 환경에서 인체의 열 손실을 체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과학적 방한 시스템으로 인정받는다.


소재의 혁신 – 따뜻함을 설계하는 섬유공학
방한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은 결국 소재이다. 오늘날의 워크웨어는 단순히 두꺼운 솜을 채워 넣는 대신, 섬유공학적 접근으로 따뜻함을 설계한다.

천연 충전재: 다운(Down)

거위나 오리의 솜털로 만든 다운은 공기층을 많이 품어 가벼우면서도 높은 보온력을 자랑한다. 자연스러운 복원력 덕분에 오랜 착용 후에도 형태를 유지하며, 체온을 공기층에 가둬 포근한 열섬 효과를 만들어낸다. 단점은 수분에 약하다는 점이지만, 최근에는 발수 가공 다운(Water-Repellent Down)이 등장하며 약점을 보완했다.

 

합성 충전재: Thinsulate™, Primaloft® 등
3M의 Thinsulate™는 ‘얇다(Thin)’와 ‘단열한다(Insulate)’의 합성어로, 다운의 대체재로 개발된 인공 미세섬유다. 섬유 사이의 공기층이 열을 가두며, 젖어도 보온성 이 유지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Primaloft®는 미군 방한복에서 시작된 기술로, 방습성과 복원력 면에서 탁월하다. 이러한 합성섬유는 세탁이 쉽고, 반복 착용 시에도 형태가 변하지 않아 작업환경에서 실용성이 매우 높다.

 


 

기능성 복합소재: 윈드스토퍼(Windstopper), 소프트쉘(Soft Shell)
외피 소재 역시 기술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프트쉘은 방풍·발수 기능을 갖춘 복합 원단으로, 겉감과 필름층, 안감의 3중 구조가 외부의 바람을 막으면서도 내부의 습기는 배출한다. 윈드스토퍼(Windstopper)는 미세한 멤브레인(막) 구조로 바람을 완벽히 차단하면서 통기성을 확보한다. 이런 복합소재는 무겁지 않으면서도 작업 중 땀이나 열을 효율적으로 조절해 ‘쾌적한 따뜻함’을 만든다.


기술이 만든 따뜻함의 시대
오늘날의 워크웨어는 ‘두꺼움’이 아니라 ‘설계된 따뜻함’ 으로 경쟁한다. 섬유, 구조, 패턴, 디테일의 모든 요소가 체온 유지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교하게 맞물려 있다. 방한의 기술은 더 이상 겨울을 견디는 장비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리적 안전과 효율을 보장하는 과학적 파트너로 진화한 것이다.

 

사진 _ Blaklader사, Bisley Workwear사, Issaline사
참고자료 _ industrialstarter 공식 홈페이지, 3m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