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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WEAR 人 Job|조경사

design0717 2025. 12. 15. 09:20

가위손과 Z세대의 공통점
조경사의 매력에 대하여


조경사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
아마도 많은 이들이 팀 버튼 감독의 영화 가위손을 떠올릴 것이다. 낯선 외모에 가위를 손에 달고 있는 주인공, 에드워드는 말보다는 손으로 소통하는 존재다. 그는 정원의 나무를 예술 작품처럼 다듬으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비록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조경사’라는 직업을 가장 인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실의 조경사는 가위를 손에 달고 있진 않지만, 마찬가지로 ‘손’으로 세상을 바꾼다. 땅을 일구고 식물을 심고, 그 공간에 빛과 바람의 흐름을 불어넣는다. 때로는 도심의 차가운 콘크리트 사이에 생명의 틈을 만들고, 때로는 아무것도 없던 벌판 위에 사계절이 흐르는 정원을 만든다. 조경사란, 단순히 식물을 심는 기술자를 넘어 '살아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예술가이자, 일상에 생명의 리듬을 불어넣는 사람이다. 조경사의 손길이 닿는 공간은 무척 다양하다. 공원, 학교, 병원, 아파트 단지, 기업의 캠퍼스, 도심 속 옥상 정원이나 작은 실내 녹지까지.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조경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 조경은 단지 '예쁘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의 질을 바꾸는 일이다. 어느 공간에 어떤 식물을 심을 것인지, 어떤 높이와 배치로 사람의 동선을 유도할 것인지, 사계절 동안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설계하고 시공한다.


 

이 직업이 주는 매력은 여기에 있다. 형태는 끊임없이 바뀌고, 재료는 살아 있으며, 결과 는 단단한 벽이 아닌 ‘시간’과 함께 자란다. 마치 작은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틔우듯, 조경사의 작업은 즉각적인 완성보다 지속적인 성장과 돌봄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조경 은 정적인 설계가 아니라 생명과 시간의 디자인이다. 오랜 시간 동안 ‘블루칼라’라는 이름 아래 저평가되던 기술직들이,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인공 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되며, 반복적인 사무 작업이나 분석 위주의 화이트칼라 업무들이 대체되고 있는 지금, 오히려 손으로 하는 일, 감각으로 하는 일,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일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조경사는 그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전문 블루칼라 직업일 수 있다. 목수, 용접사, 도장공 등 기술 기반의 직업들이 인간의 미세한 감각과 손맛을 필요로 하듯, 조경 또한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직관과 감성을 요구한다. 흙의 질감을 파악하고, 식물의 성장 방향을 예측하고, 공간을 사람의 감정에 맞춰 연출하는 일. 이는 아직 어떤 AI도 흉내 내지 못하는, ‘살아 있는 직업’이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는 "내 노력과 실력이 수입으로 정직하게 연결되는 일"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의 사무실보다는 자유롭게 일하고, 자율적으로 성장하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서 조경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자연 속에서 일하며 동시에 디자인 감각을 살릴 수 있는 직업, 그 결과물이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직업, 그게 바로 조경사다. 물론 이 일이 늘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계절과 날씨, 예산과 자재, 고객의 요구와 현장의 상황은 늘 조경사의 계획을 시험하고 힘들게 하기도 한다. 여름의 폭우, 겨울의 혹한, 식물의 예측 불가능한 반응—조경사는 늘 ‘변수’를 동반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바로 이 점이 조경사의 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매 순간이 예술이고, 매 장면이 도전이다.

 

조경사가 되는 길은 여러 가지다. 대학에서 조경학이나 원예학을 전공하거나, 실기 중심의 기술 학원에서 시공법을 배울 수도 있다. 국가기술자격인 조경기능사, 조경기사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보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아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격증이 전부는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연을 보는 눈’, ‘공간을 느끼는 감각’, 그리고 ‘자기만의 미감’이다.
삶이 점점 더 바빠지고, 도시가 점점 더 삭막해질수록 사람들은 ‘쉼’을 원한다. 그 쉼을 가장 아름답고 따뜻하게 선물하는 직업이 바로 조경사다. 누군가의 일상에 생명의 풍경을 선물하는 사람.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경사의 세계는, 그 자체로도 하나의 정원이 아닐까 싶다.

 

사진 _ Unsplash, Safety Jogger사, Bisley Workwear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