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시즌, 장수말벌과 충돌하지 않는 법

벌초 시즌, 장수말벌도 일하는 중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전국 곳곳에서 풀 깎는 엔진 소리, 낫질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바로 벌초 시즌이다. 잡초 정리는 기본, 조상의 묘소를 단정히 가꾸며 예를 다하는 이 전통행사. 그런데 여기, 꼭 주의해야 할 존재가 있다. 강력한 '경계 태세'를 요구하는 상대, 바로 장수말벌이다. 이 시기엔 말벌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대부분은 부주의한 접근이나, 말벌을 자극한 행동 때문에 벌어진다. 한 번 쏘이면 통증은 물론, 심하면 전신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으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조상님 뵈러 갔다가 119 부르기’ 싫다면, 철저한 사전 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장수말벌, 역사 속 ‘천연 무기’
장수말벌은 말벌계의 보스 몬스터라 불릴 만한 위용을 자랑한다. 몸길이는 5cm에 달하고, 독침은 무려 6mm. 한 번 찌르면 꿀벌 수십 마리를 기절시키는 위력을 지녔다. 독도 강하지만, 더 무서운 건 한 번만 쏘는 게 아니라는 점. 벌침을 뽑지 않고 연속 공격이 가능하다. 고대 로마 군사들이 적진에 말벌집을 던졌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말벌은 전쟁 무기로도 쓰였다는 전설적인 곤충이다. 즉, 장수말벌은 ‘벌’이라는 귀여운 이미지에 속으면 안 되는 존재다. 제대로 쏘이면,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위험하다.

생태계의 사냥꾼, 양봉업계의 악몽
장수말벌은 사실 생태계에선 꽤 유능한 사냥꾼이다. 숲속을 날아다니며 병든 곤충이나 다른 해충을 잡아먹는 역할도 한다. 인간 기준으로 보면 ‘해충 잡는 곤충’인 셈. 하지만 양봉업계에선 상황이 달라진다. 벌집을 집단으로 습격해 꿀벌을 잔인하게 해치우고, 꿀벌 애벌레만 골라 챙겨 간다. 이 과정에서 벌집 하나가 순식간에 전멸하기도 해, ‘꿀벌의 천적’, ‘양봉장의 재앙’으로 불린다. 그래서 양봉업자들은 벌집 근처에 말벌 덫을 설치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장수말벌을 잡는 ‘포상금 제도’도 운영 중이다. 무섭긴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니, 무조건 박멸보다는 거리두기가 핵심이다.

장수말벌 자극하지 않는 ‘현장 복장’ 팁
말벌은 시각과 후각, 진동 감지 능력이 뛰어난 곤충이다. 사람보다 빠르게 움직임을 감지하고, 특정 색과 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복장만 잘 갖춰도 쏘일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밝은색 NO, 튀는 향 NO
진한 색 계열 + 완전 무장
소리는 작게, 움직임은 천천히
시간도 전략이다 (이른 아침 또는 해 질 무렵이 가장 안전)
양말 위로 바지단을 넣는 디테일, 놓치지 말자
벌초 전날 ‘말벌 덫’ 설치해보기
벌초 하루 전, 간단한 DIY 말벌 트랩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준비물: 투명 페트병, 사이다나 탄산음료, 식초, 설탕
방법: 병 윗부분을 잘라 뒤집어 깔때기 모양으로 만들고, 안에는 사이다, 식초, 설탕을 1:1:1 비율로 섞은 액체를 넣는다.
단내에 유인된 말벌이 병 안으로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원리다.
※ 꿀벌도 유인될 수 있으므로 꿀벌 인근 지역에선 주의!
쏘였을 때는 빠르고 침착하게
장수말벌에 쏘였다고 무조건 병원으로 뛰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지체 없이 조치해야 한다. 침 제거는 핀셋이나 카드로 살살 밀어 내야 한다. 손으로 짜다가 독이 퍼질 수 있다. 침 제거 후 얼음찜질 또는 찬 물수건으로 붓기와 통증 완화시켜준다. 이후에도 어지러움, 현기증, 두드러기,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 바로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진짜 준비는 옷보다 마음가짐
벌초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자연과 마주하는 일이고, 조상을 기리는 소중한 시간이다. 말벌 역시 자기 구역을 지키며 살아가는 생명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철저한 복장, 적절한 행동, 신속한 응급대처.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올해 벌초도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 산에서 말벌 만나면? 그냥 “그쪽도 바쁘시죠…” 하고 살짝 피해 주자. 안전하게, 땀 흘리며, 정성껏. 이번 추석, 말벌과 충돌 없는 벌초길 되시길 바란다.
사진 _ Freepik, Unsplash, Pixabay, Issaline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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