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웨어

리사이클 워크웨어와 PPE : 산업의 옷이 지구를 입다

design0717 2026. 1. 26. 09:50

 

코로나19 팬데믹은 PPE(개인보호장비)를 일상에 깊숙이 들여놓았다. 마스크, 장갑, 방호복은 근로자의 생명을 지켰지만, 그 뒤에 남은 것은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었다. 2021년 Nanjing University(난징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사용된 일회용 PPE에서 발생한 25,90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로 유입되었다. 이처럼 PPE의 명암은 워크웨어 산업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안전과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옷이, 과연 환경을 지키고 있을까?” 
건설현장, 제조공장, 물류창고, 연구실. 이곳의 워크웨어는 하루 수백만벌씩 만들어지고, 닳고, 버려진다. 내구성과 기능성이 생명인 만큼 폴리에스터·나일론·PU 등 합성소재 의존도가 높다. 문제는 이 소재들이 대부분 재활용 불가능하거나, 분해에 수백 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이제 워크웨어 산업은 단순히 ‘작업복을 만드는 산업’ 이 아니라, 환경적 책임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워크웨어의 탄소 발자국 – 제조에서 폐기까지
하나의 워크팬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원단이 아니다. 실, 염료, 단추, 지퍼, 방염 가공제, 발수 코 팅제 등 복합적인 소재와 공정이 사용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물, 에너지, 화학물질이 투입된다. 이는 단순한 제 조업의 부수적 문제가 아니라, ‘산업복 생태계 전체의 환경부담’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은 ‘제품 전체 생애주기(Lifecycle assessment, LCA)’ 기반의 지속가능 설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Bisley Workwear사

 

재활용 소재에 대한 재발견
워크웨어와 PPE(개인보호장비)는 대부분 플라스틱 유래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리사이클 섬유(Recycled Fibers)를 적극 활용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버려진 PET병을 원사로 재가공한 rPET(리사이클 폴리에스터), 폐어망에서 추출한 나일론 섬유, 공장 내 잔여 직물을 재편직한 업사이클 원단(Upcycled Fabric) 등이 있다. 이러한 소재들은 단순히 ‘환경 친화적’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실제로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줄이고, 통기성과 내구성을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지속가능성 효과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글로벌 PPE 브랜드 PIP®의 G-Tek® ECO Series™는 버려진 PET병을 분쇄·압출해 만든 재활용 폴리에스터 원사를 장갑 라이너에 사용하며, 한 켤레당 약 500mL 플라스틱병 두 개가 재활용된다. 이처럼 “산업의 옷”이 환경문제의 해법이 되는 전환점이 지금 워크웨어 산업 안에서 시작되고 있다.

 

PPE의 리사이클, 쉽지 않지만 가능한 도전
보호장비(PPE)는 그 특성상 재활용이 쉽지 않다. 특히 장갑, 헬멧, 고글처럼 ‘충격을 견뎌야 하는’ 장비는 재활용 소재를 사 용했을 때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 PIP® (Protective Industrial Products)는 이 문제를 ‘전 과정 접근법(3R™ Program: Reduce, Reuse, Recycle)’으로 풀어내고 있다. PIP는 폐플라스틱병을 가공한 PET 섬 유를 장갑 라이너에 적용하거나, 내구성이 높은 재사용형 니트릴 장갑 그립파즈(Grippaz®)를 통해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방식을 제안한다. 또한 사용 후 PPE를 수거해 고무 매트나 팔레트 등으로 재가공하는 순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처럼 단일 소재로의 완벽한 분리나 생분해는 아직 어렵지만,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감소 → 재사용 → 재활용’의 순환을 실현하려는 시도는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재활용에서 순환으로 – “덜 만드는” 지속가능성
리사이클 워크웨어의 목적은 단순히 버려진 자원을 다시 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소비를 줄이는 구조’에서 출발한다. 블라크라더(Blåkläder)의 CEO 안데르스 칼손(Anders Carlsson)은 이렇게 말한다. “정치인들이 이제서야 우리가 60년간 외쳐온 말을 이해했다. 진짜 지속가능성은 소비를 줄이는 데서 시작된다.” 이 철학은 놀랍게도 경제성과도 연결된다. 블라크라더(Blåkläder)는 “긴 수명주기가 결국 더 큰 수익을 낳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 벌의 옷을 오래 입게 만들면 생산과 폐기의 주기가 줄어들고, 그만큼 에너지 사용과 원자재 투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사진 출처 - Blaklader사

 

지속가능 워크웨어 – 오래 입을수록, 더 나은 미래
워크웨어의 본질은 언제나 ‘보호’와 ‘지속성’이었다. 그 지속성의 개념이 이제 ‘제품의 수명’을 넘어 ‘환경의 지속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진정한 리사이클 워크웨어란 단지 재활용 소재를 쓰는 옷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부터 버려질 때까지 책임지는 옷” 이다. 기업이 원단, 포장, 운송, 회수, 재가공까지 연결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때, 비로소 산업의 옷은 지구를 지키는 옷으로 완성된다. “지속가능성은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힘이자,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의 철학이다.”

 

참고자료 1. ANSELL 홈페이지 기사 : PPE Environmental Impact
2. BLAKADER 홈페이지 기사 : The world doesn't need more clothes
3. PIP 홈페이지 기사 : Sustainable Solutions in PPE